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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8, 천문학에 대한 각종 오해와 통념들

네이버도우미 2021. 3. 27. 23:25

천문학을 배우면 미래를 볼 수 있다.
천체의 운행은 예측할 수 있으니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걸 넘어 점성술의 영역으로 나아간다면 유사과학적 주장이 된다. 천문학과 점성술의 관계는 화학과 연금술의 관계나 심리학과 대중심리학의 관계와 같다. 아니 그것도 따지고 보면 연금술과 대중심리학에 대한 모욕이다. 점성술은 천문학이라는 그럴싸한 도구를 빌려 아예 인간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미래를 점치는 사기지만, 연금술은 어쨌든 "화학 반응을 통해 새로운 원소를 합성할 수 있다[36]"는 가설이 잘못되었기에 검증 결과도 틀렸다고 나왔을 뿐, 어쨌든 과학적 방법론을 따랐기 때문에 연구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초기 화학이 태동할 수 있었다. 대중심리학 역시 학술적인 결과를 얕게 핥은 채 취사선택하여 오해를 퍼트리는 것이 문제이지, 아예 대놓고 심리학을 사용해 인간의 심리와 전혀 관련 없는 다른 무언가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굳이 비유하자면 정치학·사회학에서나 의미를 갖는 마르크스주의 변증법을 자연과학에 적용하여 시원하게 말아먹었던 소련 같은 사례가 더 어울릴 것이다.
지구는 여름에 태양에 제일 가까워진다.
일단 가정 자체가 틀렸다. 남반구랑 북반구는 여름인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북반구에서는 그 반대다. 근일점(近日點)은 여름이 아니라 도리어 겨울인 1월에 존재한다. 계절이 생기는 것은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변해서가 아니라 지구의 자전축이 약 23.5도만큼 기울어져 있어서이다. 상식적으로 지구의 궤도가 아무리 타원형이라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원형에 가깝기에, 고작 몇 km 차이가 난다고 해서 계절이 바뀔 정도로 기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단, 남반구 한정으로는 진실. 남반구는 1월이 여름이다. 하지만 지구-태양 사이의 거리가 연교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남반구는 북반구보다 육지가 적어 열 에너지 교환이 활발하기 때문에 연교차는 오히려 더 작다. 바다를 구성하는 물이 비열이 커서 온도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단, 지구의 세차운동에 의해 13000년후는 태양과 가까울때 북반구는 여름이다.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조건 탈출 속도를 넘어야 한다.
단순히 탈출 속도를 넘지 않더라도 자신의 무게를 이길 만한 충분한 수준의 가속만 지속되면 시속 1km의 속도로도 지구를 탈출할 수 있다. 게다가 탈출 속도는 지구 대기의 영향을 무시하고, 추가 에너지 투입 없이 표면에서 탈출하는 데 필요한 속도를 단순히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이 속도로 우주선을 쏴올린다 하더라도 추가 가속이 없다면 지구를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름달이 뜨면 사람들은 더 많은 광기에 휩싸이게 되고, 자살 발생건수가 급증한다.
보름달이 뜬 날에 더 많은 사건사고 발생 혹은 자살시도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뿌리깊은 편견이 존재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신이다. 당장 한국을 비롯한 동양에서 보름달이 뜨는 날을 추석같은 명절로 지정하고 오히려 더 좋은 날이라고 하는 것만 봐도 알 수있다. 달의 모양이 어떻든 간에, 달은 심리적 자극이나 스트레스의 증가, 자살 시도 등에 대해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물론 달이 조석력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인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슈퍼문이 뜨면 재앙이 온다.
몇몇 이들은 슈퍼문이 뜨는 전후로 재앙이 온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20세기 중반 이후로 지구에 큰 자연 재해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37]인도네시아 지진, 잇따른 자연재해에 '슈퍼문 재앙설'까지?. 해와 달이 일직선상에 있을 때 조수간만을 일으키는 기조력이 평소보다 강해져 지각판에 압력을 줄 수도 있지만 이 사례들의 경우 정작 지진은 기조력이 가장 약한 날 발생했고, 슈퍼문 자체가 미심쩍은 통설에 불과하다며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고 있는 중이다.
달이나 별은 밤에만 뜬다.
달이 낮에 뜨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대낮에도 관찰할 수 있다. 초승달은 오전에 떠서 이른 밤에 지고 그믐달은 늦은 새벽에 떠서 오후에 진다. 다만 태양과 반대편에 있는 경우인 보름달은 밤동안만 떠 있다.
낮에도 별들은 항상 떠 있지만 하늘이 너무 밝기 때문에 맨눈으로는 보기 어렵다. 해질녘이 되어야 금성이나 시리우스같은 비교적 밝은 별이 관찰이 가능할 정도. 하지만 망원경을 사용한다면 낮에도 충분히 별을 관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달이 가장 높이 떠 있을 때 만조가 된다.
언뜻 생각하면 달에 가장 가까운 부분, 즉 달이 가장 높이 떠 있는 지역의 수면이 가장 높아져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 만조가 되는 시점은 달이 남중했을 때가 아니라 질 때와 뜨기 직전에 더 가깝다. 바닷물이 달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달의 남중 시각과 바닷물의 만조 시각에 몇 시간 정도의 시간차[38]가 발생하게 된다.
밀물인 지역의 지구 반대편은 썰물이 된다.
밀물과 썰물이 생기는 이유는 달의 차등중력에 의한 것이다. 차등 중력은 대상을 단순히 끌어당기는 것이 아닌 앞뒤로 잡아당기는 힘이기 때문에 밀물인 지역의 반대편도 밀물이 된다. 썰물은 90도가 되는 위치에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