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2000만원인 친구가 내집마련을 하였습니다.
저는 얼마전 특별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중학교 학창시절부터 정말 친하게 지내고 있는 부랄친구의 내집마련을 도울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아직 실력도 없고, 통찰력도 없는 제가 어떻게 소중한 자산이 걸려있는 내집마련을 돕게 되었는지 한번 이야기 나누어볼까 합니다.
ㅣ아무런 준비를 해오지 않은 녀석...어디부터 말해줘야 할까?
저의 친구는 어느덧 결혼4년차, 두 딸을 키우고 있는 가장입니다.
충청도의 시골에 살며 경제적으로 넉넉치도 않았고, 직장도 여러번 옮기며 크게 모은돈도 없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도와주실 여력도 되지 않았구요.
그러던 어느날 결혼을 한다며 지방 작은 마을의 30년이 되어가는 20평대 복도식 아파트 전세를 2000만원에 구해 신혼을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집상태는 엉망이었는데 임대인분께서는 싸게 전세 줬으니 아무런 수리도 해줄 수 없다며 직접 도배하고 싱크대도 교체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갔습니다.(얼마전 친구한테 물어봐 등기부등본을 떼보니 선순위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더 높게 받을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친구놈은 그것도 모르고 그냥 싸다고 들어간......)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회사 동료들이 집값이 많이 올랐다며 누구는 집값이 1억이 오르고, 2억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친구
"야, 요즘 집값 엄청오른다는데 어디 돈벌수있는거 없냐? 분양받아서 피받고 팔면 된다는데??"
나
"야이 xx놈아...정신좀 차려라. 그게 뭔지는 알고 할려고하냐? 그렇게 쉽게 돈버는거면 다 부자되게? 그렇게 해서 부자된 회사동료 있으면 그분한테 물어봐."
저는 마음이 참 답답했습니다. 어디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는 듣는데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될지도 모르고, 작은 송사리처럼 물이 흘르는데로 그냥 살아가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줘야 할까...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정말 무식의 무자로 평생 책한권 안읽어본 친구에게 읽을지 안읽을지는 니가 알아서 하는거지만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책을 선물로 줬습니다.
나
"야, 이 책 다읽고 와.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 듣고 사고치지 말고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좀 봐라쫌!!!"
친구
"알았다..선물준거니까 한번 읽어볼게."
어쩐일인지 책이랑 담쌓던 녀석이 순순히 책을 읽는다고 하네요. 그뒤로 책에 좋은 내용을 저에게 사진찍어 보내주곤 했습니다.


책을 읽더니 갑자기 목표가 생겼다고 합니다.
'내집 한채는 있어야겠다고.'
사실 저는 친구놈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매일밤 아이들 재우고 책읽는 모습을 보며 저도 아직 부동산에 배워야 할것이 많지만 친구의 내집마련을 제대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ㅣ너의 현재 상황부터 파악해라
가장 먼저 이야기 해준 말입니다. 너쏘투, 너너투, 구해줘월부, 너나위님의 아는선배를 숱하게 공부하고 들으며 배운것 중 가장 중요한게 "나 자신을 알라" 였습니다.
지금 친구의 월 소득, 지출, 저축가능금액, 자본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얼마인지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당연히(?) 받는 월급말고는 제대로 아는게 없었습니다.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보니 친구의 순자산은 2000만원(전세보증금), 월 저축금액은 130만원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뒤에 만기되는 충북행복결혼공제 적금 5000만원이 있었습니다.
현재기준으로 한다면 자본금 2000만원에 저축금액의 60%를 대출감당 가능 금액으로 하였을 때, 매수 가능한 집은 19,000만원 이었습니다.
<자본금+감당가능한대출(저축금액의60%)=감당가능한 집>
하지만 자본금이 너무 턱없이 부족했기에 현재 할수 있는 대안이
1. 청약을 준비한다.
2. 전세끼고 집을 미리 사둔다.
3. 집을 살 수 있을때까지 돈을 모으며 기다린다(?)
였습니다. 3번도 좋은 방법이지만 현재 더 좋은 선택인 1, 2번이 있었기 때문에 먼저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ㅣ청약 대충 넣고 운좋으면 당첨되는거 아냐?
가장먼저 내집마련 1순위로 보았던 청약.
친구녀석은 청약은 그냥 운좋으면 되는것으로만 알았습니다. 청약되면 피받고 팔생각만 하던 녀석이라 통장이 있는거만 알았지 해당지역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습니다.
먼저 올해의 청약 일정들을 모두 확인하고, 어느 위치에 아파트를 짓는지 확인하고, 가장 먼저 청약하는 곳을 보니 이미 입주자모집공고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아직 접수 전이라 통장먼저 확인해보니 이런...가입기간은 충족했지만 저축금액이 부족해 1순위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저는 잔소리와 함께 청약통장 1순위 요건 확인해보고 1순위를 만들고, 현재 가점을 확인한 뒤, 올해까지는 1번 계획인 청약 모두 다 넣어보고 안되면 2번 전세끼고 집을 사두자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였습니다.
다음 청약은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가 들어오는 곳으로, 위치는 중심지와 매우 가깝지만 아파트가 들어오는 주변 환경이 아이들 키우기 좋지는 않은 곳이었습니다. 당시 해당 지역에 사시는분들도 '여긴 진짜 별로야, 이곳은 안돼'하며 반신반의 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방의 1000여세대 규모, 브랜드아파트, 중심지와 가깝고, 분양가격이 주변 비슷한 연식의 시세대비 1억원 가량 저렴했고, 전세가 또한 분양가격과 비슷하게 형성되었기에 충분히 잃지않는 내집마련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청약접수까지 2주정도 남은 시간동안
1. 입주시점까지 내가 모을수 있는 종자돈 계획 세우기. 그리고 내가 감당 가능한 분양가격 책정하기.
2. 최근 2년간 해당지역 분양한 아파트들의 타입별 특별공급, 일반공급 경쟁률 모두 확인해보기.
3. 현장에 직접가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주변 환경은 어떤지, 상권은 어디를 이용하는지, 주변 아파트들의 매매/전세가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4. 당첨이 된다고 하면 계약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잔금까지 시기마다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 확인하기.
위 4가지를 준비하라고 알려주었습니다.
해당지역을 친구와 함께 임장하며 현장조사또한 샅샅히 했습니다.
ㅣ청약 접수를 하는 전략
위에서 설명드린데로 청약은 철저히 내가 감당가능한 금액 안에서 가장 경쟁률이 적게 나오는 것을 노리기로 하였습니다.
해당 단지는 39, 59, 74, 84의 4가지 타입이었는데요.
39타입은 4인가족이 살기엔 조금 작고, 주변 오피스텔이나 빌라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져 패스!
59타입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긴 하나 분양세대수가 적었습니다.
74타입은 지방에서는 특별히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애매한 평형대이지만 가장 많은 분양세대수를 분양, 입주시점까지 6천만원을 모아야 들어갈 수 있는 집.
84타입은 감당 가능한 금액을 넘어갔고 가장 선호하는 타입이기에 경쟁률이 너무 쌔서 패스.
최종 결정은 가장 많은 세대수를 분양하고, 비선호 평형대이며 일반분양에 비해 경쟁이 덜한 신혼특공으로도 청약이 가능한 74타입을 넣었습니다.
ㅣ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내집마련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뒤 3달간 현장조사도 가보고, 나의 상황도 정확히 파악하고, 계획 1안부터 3안까지 세워보고, 월용이님 팟캐스트와 너너투, 구해줘월부를 수없이 들으며 내집마련 기준을 세우고 계획대로 실제로 해보니 당첨 안되더라도 다음에 이렇게 준비하면 된다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당첨되면 정말 감사한거고...안되면 아쉬운거고..^^
그리고 당첨날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청약이 당첨되었다는 소식...
정말 꼭 내집마련 했으면 좋겠다는 친구녀석이었는데 운이좋아 이렇게 되니 저도 정말 기뻤습니다.
처음에는 돈이없어 내집마련이라는 것 조차 생각도 하지 못했고, 새아파트는 꿈에도 못그리던 녀석이었는데
하나하나 차분히 준비해서 무언가를 이룬것을 보고 인생에 목표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긴 모습이었습니다.
ㅣ마지막으로...
한 가장의 아버지로써, 남편으로써 내집마련은 누구나 꿈꾸는 것일 겁니다. 저도 월부에 들어와 멘토, 튜터님들께 노후준비를 시작으로 내집마련 하는 법, 투자하는 법들을 공부하며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친구녀석을 아주 조금이지만 도움을 주며 내집마련이 가지는 의미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큰 가치를 가지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이 친구녀석은 현재 아침8~저녁7시까지 회사에서 일을하고, 저녁8시부터 새벽1시까지 퀵배달을 하며 밤낮없이 일을하고 있습니다.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내집마련 했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안힘들다고, 가족들 생각하며 이악물고 한다네요.
내집마련을 통해 인생에 목표도 생기고, 꿈도 생기고, 성공 경험도 생기며 더 멋진 삶을 나아가는 친구녀석의 모습에 저도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습니다.

저도 월부에서 1년6개월간 공부를 해 나가며 세상에 쉬운것은 없구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선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것을 정말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저또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배운대로 뚜벅뚜벅 나아간다면 저의 목표를 꼭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